시골에서 늙은 아버지가 햅쌀 한 가마니를 가지고 서울에 사는 아들 형준을 찾아왔다. 이튿날 그 쌀로 밥을 지었다.

“햅쌀이라 참 맛이 좋습니다.” 형준이 말했다.얼마 뒤에 아버지가 또 쌀 한 가마니를 가지고 왔다. 형준의 아내가 형준에게 말했다.

“아버님께 쌀 갖고 오시지 말라고 여쭈어요. 여비와 운임이면 여기서 그만큼 살 수 있어요. 가마니를 갖고 오시면 보관하기도 불편하고요.” 형준이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무거우신데 쌀은 뭐하러 갖고 오세요. 이젠 그만하세요.” 얼마 뒤에 아버지는 다시 쌀 한 가마니를 갖고 왔다. 아내가 짜증을 냈다.

형준은 아버지를 문 밖으로 모시고 나와서 말했다.“아버지. 또 쌀을 갖고 오셨네요. 정말 그러지 마세요. 쌓여서 처분이 곤란하다고 어미도 불편해 해요.”

아버지는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옆집에 사는 민웅이 알지. 그 사람이 장사하러 서울에자주 다니는데, 번번이 나보고 서울 구경을 가자고 했어. 그렇잖아도 네가 보고 싶은데 구실이 있어야지. 그래서 쌀이라도 내가 대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란다. 다음엔 민웅이가 가자고 해도 이제 서울 구경은 다했다고 하고 거절할게.”

이 말을 들은 아내도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우리는 부모님 마음을 너무 헤아리지 못했어요, 이제부터는 자주 부모님 모시고 와서 시간을 내어 서울 구경을 시켜드립시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이 효도의 근본이다. 하루에 두 번씩!

 

지혜는 초등학교 오학년이다.그는 초등학교 삼학년 때부터 시작하여 매일 한 통씩 엄마에게 편지를 써왔다. 편지 내용은 다음 같은 것들이다.

3월 3일

엄마.오늘 아침에 일찍 깨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4월 8일

어제 제가 옥수수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오늘 옥수수를 삶아 주셨어요. 저 때문에 일부러 장에 갔다 오신 것을 알았습니다. 엄마. 고마워요.

9월 5일

어제는 비가 왔는데 엄마가 우산을 들고 학교까지 마중을 요셨습니다. 갑자기 비가 와서 저는 비가 그치도록 기다릴까, 문방구 가게까지 뛰어 가서 비닐우산을 살까, 영이가 우산을 갖고 왔기 때문에 영이 보고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할까. 궁리를 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오셨어요. 엄마 고맙습니다.

10월 1일

엄마.
제가 어저께 잠이 들려고 하는데, 엄마께서 가만히 문을 열고 들어오셨어요. 이불을 당겨서 덮어 주시고는한참 저의 얼굴을 지켜보고 계시는 것 같았어요. 저는 엄마의 사랑을 온 몸으로 느꼈어요. 저는 행복했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11월 20일

어머니.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어머니는 저를 낳으셨기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시고 저를보살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아플 때면 몇 밤을 꼬박 새우면서 보살펴 주셨다지요.저를 위해서 큰 희생을 하신 우리 어머니. 제가 크고 어머니가 늙으셔서 힘이 없으시면 제가 꼭 보살펴 드릴게요. 어머니 사랑해요.

 

지혜의 엄마는 얼마나 행복할까? 엄마가 지혜를 고마워하면 지혜도 따라서 행복할 것이다.
지혜의 효도는 돈이 들어가는 것도 시간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이런 효도를 왜 못한단 말인가?

 

경일이와 동생 경삼이의 대화

경삼 : 형. 오늘 선생님께서 사람이 짐승과 다른 특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다섯 가지만
         적어 오랬어.

경일 : 그래? 답은 생각해 봤어?

경삼 : 말을 한다. 많은 기능을 할 수 있는 손이 있다.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
         그 다음에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

경일 : 동물에도 양심이라는 게 있을까? 또 동물 중에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있을까?

경삼 : 물론 없지. 그럼 다섯 개가 되었구나.

경일 : 그러고 보니 양심을 지키고 효도를 한다는 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중요한 일이잖아!
         지금까지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지.

마침 그때 시골에서 할아버지가 서울 올라와 계셨기 때문에이야기를 할아버지에게 말씀드렸다.

할아버지 : 너희들이 매우 중요한 것을 알아냈구나. 내가 어릴때는‘부모에 대해서 자식이 자식의
         도리를 어떻게 하면 되느냐?’하는 것부터 제일 먼저 배웠다. 나도 너의 선생님처럼
         숙제를 내어 볼까. 자식으로써 너희들이 해야 할 일 다섯 가지만 적어 가지고 와 봐라.
         잘하면 내가 상을 줄게.

두 사람은 자기들 방에 가서 적어 보았다.

-경삼

1. 부르시면 큰소리로 똑똑하게 대답한다.

2.말씀을 잘 듣는다.

3. 식사할 때 어른보다 먼저 시작하지 않는다.

4. 아빠가 꾸지람을 하시면 반항하지 않는다.

5. 자기 전에 아빠 엄마에게 ‘안녕히 주무세요.’인사 한다.

-경일

1. 시골 계시는 할아버지께 매일 한 번씩 전화 건다.

2. 매일 5분 반드시 엄마 일을 돕는다.

3. 매일 10분 반드시 아버지에게 그날 일어났던 일. 보고듣고 느낀 일을 말씀드리고 의문이 있으면 여쭈어 본다. 만일 아버지의 시간이 안 되면 편지를 쓴다.

4. 부모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생각한다.

5. 부모님이 걱정을 하지 않으시도록 믿음을 드리는 자식이 된다.

이것을 보시고 할아버지는 “너희들을 위해서 네 부모들은 모든 희생을 아끼지 않으므로 너희들은 당연히 부모에게 효도해야만 한다.경일이가 적은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은 힘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하루 15분이면충분하니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럴 뿐더러 학교 공부에 지장이 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참으로 중대하다. 그만하면 너희들은 큰 효자라고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너희 엄마 아버지와 나에게 큰 행복을 안겨 주는 것이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너희들 스스로가 좋은 일을 하겠다는자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