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된 효도>

고재국은 중소기업의 사장이다.
그는 효자다.

아침저녁으로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고 평안히 받드는 데 신경을 참으로 많이 쓴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은 어려운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시시콜콜 모두 말씀드리면 괜히 부모님께서 신경을 쓰실 것이니, 언제나 ‘아무 일 없습니다. 잘되어 갑니다.’ 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다.”

한편 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자식 잘 둔 덕에 편하게 지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는지, 회사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도 아는 게 없다.
나는 이제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존재다. 아이들에게 수다스럽게 자꾸 물어볼 수도 없고…….
나도 살아 있는 가족의 하나로 쳐서 같이 걱정도 하고 같이 웃기도 하면 사는 보람을 느낄 텐데. 역시 힘은 들었지만 내 발로 직접 뛰던 시절이 사는 보람이 있었어.”

부모님의 마음을 살피는 게 참 효도다. 부모에게 좋은 음식을 드리는 것만이 효도가 아니고 부모에게 사는 보람을 드리는 게 더 큰 효도이다. 부모에게 좋은 옷을 사 드리는 것이 효도가 아니다. 부모에게 가족의 어른으로써의 역할을 드리는 것이 더욱더 큰 효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