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이야기 3 - 금주의 편지

담배를 피우는 일, 불량배들과 어울리는 일 등 나쁜 길로 들어서게 되는 동기를 살펴보면 대개는 별 생각 없이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하다가 끌려들어가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일들은 전염병에 예방백신을 놓듯이 일이 아주 잘못되기 전에 예방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홍역, 결핵, 소아마비 등등의 예방주사를 차례로 맞힌다. 그와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은 전염병에도 예방주사를 제 때에 반드시 놓아주어야 한다.

담배 피우는 일
불량배와 어울리는 일
물건을 훔치는 일
이성 간의 탈선
친구를 왕따 시키는 일 등등

아이들이 나쁜 아이들과 사귀어서 친구를 왕따 시키는 일도 예방주사를 미리 놓아두지 않으면 다음과 같이 된다.

윤옥은 착실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불러 학교에 찾아간 윤옥의 엄마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윤옥이 불량 학생 패거리에 끼어서 하급생을 때리고 돈을 빼앗았다는 것이다. 엄마는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치솟는 화를 누르고 윤옥에게 그렇게 된 연유를 설명하게 했다.
윤옥을 불량학생 패거리에 끌어들인 것은 성미였다.

성미 : 윤옥아, 아이스크림 사 줄게. 잠깐 여기 들르지 않을래?
윤옥 : 깍쟁이가 웬일이야? 그래 좋아.
성미 : 우리 친구 몇이서 서클을 하나 만들었는데, 너도 들어와.
윤옥 : 멤버가 누군데?
성미 : 선배도 있고 후배도 있는데, 아주 재미있는 애들이야. 난 거기 나가면 기분이 확 풀린다. 너 같은 모범생들은 가끔 그런데 가서 스트레스를 푸는 게 필요해.
윤옥 : 야, 겁난다. 난 그만둘래.

며칠 뒤
성미 : 서클 언니들에게 너 얘기 했더니 꼭 한번 같이 오란다. 지금 같이 가자.
윤옥 : 어쩐지 나하고는 잘 맞을 것 같지 않아. 그만둘래.
성미 : 한 번만 가 봐. 싫으면 그때 그만두면 돼. 한번 같이 가 줘라. 난 널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윤옥은 결국 성미를 따라갔다. 선배들이 너무 잘해줘서 그 다음 모임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 다음 모임은 입단식이었다. 엄숙한 의식을 치르고 "만약 이탈하거나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보복을 달게 받겠다."는 서약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그 뒤로는 발을 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옆에서 권하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끌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친구로부터 권유를 받았을 때 나쁜 일인지, 좋은 일인지, 그 일이 잘못되면 어디로 갈 것인지
생각해 보고, '아니다!'싶으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길러줘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예방주사를 놓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의 권유에 대해서 "No!"라고 말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 "No!"라고
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나쁜 버릇을 배우는 것은 외부의 영향이 원인일 수 있으나
그것을 습관화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