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이야기 1 - 학생의 리더십

종구는 작은 시에 있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다 큰 도시로 나가버렸기 때문에 종구네 학교 아이들은"공부해봐야 별 수 없다."는 열등감에 젖어 있었다. 공부 시간에 낮잠도 자고 제멋대로 떠들며 장난도 쳐서 교실 분위기가 어수선하였다. 선생님들도 달래고 야단치고 하다가 지쳐서 이제는 반쯤 내버려둔 상태였다.

종구는 어느 날 리더십에 관한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결심을 하였다. 그 책에 의하면 리더십이란 칭기즈칸이나 알렉산더 대왕처럼 수많은 군대를 호령하여 천하를 정복하는 지도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개인이라도 지위의 낮고 높음에 관계없이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어 사람들을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종구는 리더십을 발휘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목표는 자기 반 아이들이 현재 놓여있는 형편 안에서 마음을 잡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반에서 반장도 아니고 공부를 가장 잘하는 학생도 아니며 힘이 센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어쨌든 리더십을 발휘해보기로 한 것이다. 우선 반에서 영향력이 큰 친구 셋을 집으로 초대하였다. 음악 선생님을 하고 있던 고모에게 친구들이 오면 함께 놀 프로그램을 미리 부탁해 두었던 터였다. 고모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노래를 가르쳐 주었다.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평범한 노래였지만 한 사람이 한 소절씩 교대로 부르게도 하고 한 소절씩 뒤따라가며 부르게도 하였다. 음정을 바꾸어 이중창을 하게도 하고 간단한 무용과 음악을 병행하는 방식 등으로 재미있게 진행하였다. 끝내 모두가 호흡이 맞아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종구는 이들에게 다음 달에 있을 학급별 콩쿠르에서 우리 반이 일등 한 번 해보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 학급에서 그 제안을 하였다. 그 전 같으면 모두가 비웃고 반대가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후라 반에서 영향력 있는 세 친구가 종구의 제안에 적극 찬동을 하면서 앞장을 서자 반 전체가 한 번 도전해보기로 결의하였다.

종구의 반에 협동하는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종구는 다시 가까운 친구들을 하나씩 만나서 반장을 도와 반의 공부 분위기를 잡도록 하자고 설득하였다. 그 전에는 반장이 떠드는 아이에게 주의를 주면 힘 센 아이들이 나서서 반장을 윽박질렀기 때문에 반장이 제 구실을 할 수가 없었다. 힘 있는 아이들이 반장을 감싸고 편들어주기 시작하면서 공부 시간의 분위기도 점차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종구의 발상과 그의 계획이 실천에 옮겨진 다음 그의 반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갔다. 그들은 모두 집안에서 제 일을 스스로하고 학교에 와서는 공부에 취미를 갖게 되었다. 그때부터 학급 분위기가 밝게 되고 서로를 돕는 분위기도 조성되었다.

이처럼 리더십은 특수한 사람이 가진 능력이 아니라, 종구처럼 평범한 학생도 스스로 개발하면 훌륭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의 한 형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