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장님 여섯이 길가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코끼리라는 이름은 들었지만 한 번도 그것을 본 일이 없었다. 어느 날 아침, 어떤 사람이 코끼리를 몰고 그들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들이 코끼리가 지나간다는 소리를 듣고 코끼리를 한 번 멈추어 세워서 그것이 도대체 어떤 동물인지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물론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손으로 더듬어서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보려고 한 것이다.
첫 번째 장님은 옆구리를 만져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아하! 이놈이 어떤 놈인지 알겠다. 꼭 벽같이 생겼구나.”
두 번째는 상아 이빨을 잡았다.
“무슨 말씀, 벽이라니! 이것은 둥글고 매끄럽고 날카로운 게 딱 창같이 생겼네.”
코를 잡은 셋째는 말했다.
“둘 다 틀렸어. 이건 영락없이 뱀과 같이 생겼군.”
넷째는 손을 뻗쳐 코끼리의 다리를 잡았다.
“눈이 멀었다고 이것도 모르나. 둥글고 높은 게 나무와 똑같아.”
다섯 번째 키 큰 사람은 손을 쳐들어서 귀를 잡아 본 다음 우겼다.
“아무리 앞을 못 본다 한들 어찌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이건 완전히 거대한 부채야.”
여섯 번째는 앞을 더듬어 겨우 꼬리를 잡았다.
그러고는 소리쳤다.
“이 멍청이들아, 정신들이 나갔어? 정신이 조금만 있다면 이건 밧줄과 같다는 것을 바로 알 텐데.”
그 코끼리는 서서히 지나갔다. 여섯 사람은 길가에 앉아서 하루 종일 싸웠다. 각자 그렇게 명백한 사실을 두고 딴소리를 하는 다른 친구들을 바보 멍청이로 취급하였다. 그들은 서로가 자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참고: < 유명한 이야기 50, Fifty famopus stories >
이 이야기는 누구나 이미 한 번쯤은 들어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여기 다시 수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눈을 뜬 사람들도 사실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전체를 그릇 되게 판단하는 일이 허다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기와 다른 정보를 가진 사람을 비판하고 물리치는 일은 이처럼 흔하다. TV에 자주 나오는 정치 토론이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판단할 때, ‘얻은 정보가 주관이나 이해관계로 왜곡된 것은 아닌지, 고의로 조작되지 않았는지, 종합적인 평가의 결과가 아니라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지 않은지’ 생각해 보는 습관을 아이들에게 길러 줄 필요가 있다.
위에 장님들 중에 거짓말을 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이것으로 다음의 교훈을 얻게 한다.
“참말을 해도 일부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한 것은 사실을 왜곡시킨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것을 “오해를 낳게 하는 진실”이라 한다.
이 이야기를 여기 다시 다루는 목적은 인생을 사는데 중요한 습관을 길러주는 도구로 쓰자는 것이다. 다음 시나리오처럼 가족회의를 진행시켜 보자.
제1단계 - 이야기를 읽는다. 엄마: 삼수야 이 이야기를 읽어 보아라. 삼수: 이야기를 읽는다. 엄마: 잘 읽었다. 모두 박수.
제2단계 - 이야기를 외운다. 엄마: 이정아 책을 덮어놓고 이 이야기를 외어보아라. 이정: 장님 여섯이 코끼리를 더듬었는데 한사람은 기둥 같다고 하고, 한사람은 부채 같다고 하고 한사람은 벽 같다고 했어요. 삼수: 창 같다고 한 사람도 있었고 뱀 같다는 사람도 있었어. 일남: 꼬리를 잡은 사람은 밧줄 같다고 했어.
제3단계 - 교훈을 찾기. 엄마: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찾을 수 있을까. 일남: 우리가 부분적인 얘기만 듣고 전체를 판단하면 틀릴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정: 거짓말 한 장님은 하나도 없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그릇된 정보를 전했다는 것입니다. 일남: 이것 참 재미있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 거짓참말 아니면 참거짓말. 아빠: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정보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반드시 분석해 보라"는 것이다. 엄마: 우리 다 같이 세 번 큰 소리로 외쳐보자. 다 같이: 정보는 반드시 분석하자. 정보는 반드시 분석하자. 정보는 반드시 분석하자.
제4단계 - 각자 경험을 나누고, 소감을 말한다. 엄마: 각자 소감을 얘기해 보기로 하자. 일남: 지난여름에 여러 나라 대학생들이 모여서 여름 캠프를 했는데 거기 온 한두 사람을 보고 아일랜드사람은 어떻다, 프랑스인은 어떻다라고 그 나라 사람 전체를 단정하는 아이들이 많았어. 이정: 중국음식을 한 번 먹어보고 모든 중국음식은 짜다고 단정하는 아이도 있어. 엄마: 어머님이 관절염을 고생하실 때 보니까 찾아오는 사람마다 좋다는 약을 한 가지씩 권하고 가셨는데, 병이 같은 병이었는지, 약도 그 약만 먹어서 좋아졌는지 다른 약도 같이 먹어서 좋아졌는지 알 수가 없었어, 그런데 어머님은 이야기를 들으실 때마다 그 약들을 드시고 싶어 하셨어. 아빠: 우리 회사 사람들이 여럿이서 술을 마셨는데 태수가 부장님 칭찬을 많이 하고난 다음 "그런데 우리 부장님은 옷차림이 좀 촌스럽단 말이야" 라고 했다. 그런데 진만이가 부장에게 촌스럽다는 말만 외워 일러 바쳤어. 그래서 태수는 부장님에게 찍혔어. 부분의 정보가 전체를 왜곡한 거야.
제5단계 - 실행할 약속을 한다. 엄마: 자 그러면 각자 지킬 약속을 한 가지씩 하기다. 일남: 저는 정보를 들을 때마다, "가만있자 그 정보는 어디까지 정확한가" 라고 생각하겠 습니다. 이정: 저도요. 삼수: 누가 제 흉을 보더라고 하면 전체가 어떻게 되었는지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아빠: 부분은 참말인데 전체는 거짓인 얘기를 많이 하는 경우가 정치가의 TV토론 같아. 그냥 받아들이지 말고 분석해서 들어야겠어. 엄마: 좋았어요. 그거 나랑 같이 분석해요.
제6단계 - 점검하기. 엄마: 실제로 실행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 실천한 경험을 반드시 노트에 적어서 다음 회의 때 내어 놓기다.
인성교육을 하는 목표는 아이들의 * 생각을 바꾸고 * 태도를 바꾸고 * 습관을 바꾸는 데
있는 것이지, 이야기를 하나 들려줘서 지식을 늘여주는데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