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방사선 폐기물 저장장)을 설치하려던 정부 시책이 큰 난관에 부딪혔다. 한때 안면도와 부안군 위도로 지정했다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서 두 쪽 다 중단된 일이 있었다. 이런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매우 유리한 조건을 붙여서 다시 방폐장 설치 후보지를 공모했다. 그 조건이 매우 좋아서 군산, 경주, 영덕, 울진 네 군이 신청을 하여 오히려 유치 경쟁이 붙었다. 정부에서는 주민 투표를 실시해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데를 지정하기로 했다. 나는 영덕을 응원했다. 지방에 가서 강연도 하고 영덕신문에 글도 두 번이나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덕은 떨어졌다. 매우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다음과 같은 엉터리 정보를 환경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이 퍼트렸기 때문이다.
1. 방폐장이 들어오면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암이 걸리기 쉽다. 2. 방폐장이 들어오면 영덕 대게가 오염되어 팔리지 않는다. 3. 방폐장이 들어오면 영덕 특산물인 복숭아가 오염이 되어 팔리지 않는다. 4. 방폐장이 들어오면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
이 모든 주장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방폐장이 들어오면 그 부근 넓은 범위에 걸쳐 사람과 동식물에 해를 입힐만한 양의 방사선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들이 논쟁을 벌일 때는 항상 다음 질문으로 시작한다.
1. 방사선은 해로운가, 안 해로운가? 2. 방사선은 나오는가, 안 나오는가?
이 두 가지가 모두 Yes면 자기네가 옳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보를 분석할 때
1. 부분만 보지 말고 전체를 보아야 하며 2. 있다, 없다만 보지 말고 그 정도를 봐야 한다.
우리는 우주공간으로부터 한시도 쉬지 않고 1년에 2.4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다. 그런데 방폐장 위에 사는 사람이 받게 되는 방사선의 양은 1년에 0.02밀리시버트 밖에 안된다. 자연에서 쪼이는 것의 120분지 1에 불과하다. 이렇게 보면 방폐장이 인간, 동·식물에 미칠 영향은 무시해도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래도 해로운 것은 사실 아니냐. 그러니까 없는 게 낫다.”고 한다. 그렇다면 X레이 찍으러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한다. 한번 찍는데 0.1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맞아야 하고 CT를 찍으러 가면 8밀리시버트 를 쪼여야 하니까. 참고로 2007년 한 해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가 5,598명, 부상자가 309,698명 이었다. 그런데도 차는 타고 다니면서 방폐장은 안 된다고 하니 참으로 딱한 일이다.
대개의 시비는 “있다”, “없다”로 시작된다. 여기서 나오는 숫자를 보면 0, 0.02, 0.1, 2.4 이다. 방폐장 반대하는 사람들은 0.1은 괜찮은데 0.02는 안 된다. 2.4는 상관이 없는데 0.02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니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런 엉터리가 너무나 많다. 정말 놀랄 정도로 많다.
인성교육을 하는 목표는 아이들의 * 생각을 바꾸고 * 태도를 바꾸고 * 습관을 바꾸는 데
있는 것이지, 이야기를 하나 들려줘서 지식을 늘여주는데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