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은 나이 네 살 때,스탠포드 대학에서 시행한 실험에 참가한 적이 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는어린아이 600명을 모집하여 각각 독방에 배치하고,마시멜로(말랑말랑하고 단 과자의 일종)를 한 개씩 주면서 말했다. “이 마시멜로는 네가 먹어도 좋다. 그러나 만약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는다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줄게.”그런 다음 15분간 아이들을 각각 독방에 홀로 앉아 있게 하였다.15분 뒤에 감독관이 들어와서 마시멜로를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기록한 다음, 아이들을 돌려보냈다. 마시멜로가 그대로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는 한 개씩 더하여서 두 개를 더 주면서..

그 뒤, 수십 년이 지나서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마시멜로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이어떻게 살고 있는지 점검해 보았다. 그랬더니 15분간을 참았던 아이들이 훨씬 더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나단은 그 때 15분 동안 마시멜로를 안 먹고 참았던 아이였다.

다음은 조나단과 그의 운전기사 찰리가 차 안에서 주고받은 이야기다.

찰 리 :사장님,저는 이래봬도 고등학교 때는 잘나갔습니다.멋진 차를 몰고 다녔거든요.
그 멋진 차 덕분에여자 친구를 사귀는 것도 아주 쉬웠습니다.
친구들은 내가 예쁜 여학생들을멋진 차에 태우고 다니는 것을 부러워했지요.

조나단 :그럼, 자네는 좋은 아버지를 두었던 모양이군.고등학생인 자네에게
그렇게 좋은 차를 사주셨으니.

찰 리 :아니오.우리 아버지는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제가 벌어서 장만했던 거지요.

조나단 :차의 월부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그걸 어떻게 학생이 마련할 수 있었지?

찰 리 :꽤나 힘들었어요.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고요.
덕분에 학교 숙제 같은 것은 손도 댈 수 없었어요.결국 대학은 못 가고 말았습니다.

조나단 :자넨 마시멜로를 너무 일찍 먹었군.

찰 리 :사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조나단이스탠포드 대학의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그리고 말했다.

“난 말일세. 고등학교에 다닐 때,아버지 헌 차를 몰고 다니느라 자네처럼 호기를 부릴 생각은꿈에도 못했네. 그 대신 열심히 공부를 했지. 덕분에 좋은 대학을 나와서제록스사에 취직할 수 있었어. 나는 월급을 받으면 먼저 저축부터 했어. 그 결과 10년이 지나고 보니 돈이 꽤 모이더군. 그때 마침 좋은 벤처회사가
자금난을 겪고 있기에 친구들과 어울러서그 회사를 인수하여 사장이 되었지. 그게 바로 지금 우리 회사라네. 그 뒤, 그 회사는 자네가 보다시피 이렇게 잘되고 있네. 마시멜로를 안 먹고 참았던 결과라고 생각하네.”

차가 목적지에 도착하여 조나단은 차에서 내리고,찰리는 차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볼일을 보고 조나단이 차로 돌아왔을 때, 찰리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하나 사 가지고 운전석에서 먹고 있었다. 조나단은 차를 타면서 말했다.

“찰리, 자네는 또 마시멜로를 먹고 있군. 이제 우리는 회사로 돌아갈 텐데, 조금만 참으면 회사 식당에서 공짜 점심을 먹을 수 있잖나. 회사 점심은 공짜일 뿐만 아니라 위생적으로도 훨씬 건강에 좋은 음식인데 말이야.”

그 뒤로 찰리는 마시멜로의 교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 하던 포커를 한 번으로 줄이고, 일주일에 세 번 가던 맥주집에는 두 번으로 줄였을 뿐 아니라, 맥주집에서 여자들을 찾아 공짜로 맥주를 사 주던 일도 그만두게 되었다. 여러 번 마시멜로를 참은 것이다. 그런 다음, 주말에 자기 지갑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현금이 몇 백 달러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는 돈이 생기면 항상 즐겁게 노는 일을 찾아서 돈을 소비했기 때문에 이렇게 지갑에 100달러짜리가 여러 장 남아 있었던 적이 드물었다. 그는 뜻을 세웠다. 계속 마시멜로 먹는 것을 참기로…….

그 뒤, 8개월이 지난 어느 날,찰리는 회사 17층에 있는 사장실을 찾았다. 조나단은 찰리가 사장실까지 올라온 것을 보고 놀랐다.

조나단 :찰리, 조금 전에 내가 차에서 내렸는데,무슨 일인가?

찰 리 :사장님, 저의 후임 기사를 구하시라고말씀 드리러 왔습니다. 제가 백방으로 알아본 결과, 저를
받아주겠다는 대학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8개월 동안 대학에 갈 수 있는 최소한의 저축을
했습니다. 이것은 사장님의 마시멜로 이야기가 아니었으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이야기입
니다. 저도 제자신의 변화에 대해서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모두 사장님 덕분입니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찰리의 목소리는 감격에 겨워 떨리고 있었다. 조나단은 책상 서랍을 열고봉투를 하나 꺼내서 찰리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찰리, 나는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네. 이건 내가 미리 준비해 둔 자네 등록금이네 .받아 주게나. “찰리는 그 봉투를 받아들고 자기도 모르게 조나단을 껴안았다. 그의 눈에는 감동의 눈물이 뺨을 적시고 있었다.

이용태 지음 "인성교육 성적보다 먼저다" p139 참조

사람의 마음에는 두가지 자기가 있다. 양심의 자기와 욕망의 자기.

욕망의 자기를 따르면 당장 은 쉽고 편하다. 그러나 나중에는고달프고 불편하고 불행해 진다.양심의 자기 (진짜 자기) 를 따르려면 욕망의 자기를 이겨야 한다. 인간은 이것을 할수 있는 사람과 할수 없는 사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윗 이야기에서 조나단은 이것을 처음부터 해 낸사람 이고찰리는 처음엔 못하다가 나중에 철이나서 하기 시작 한 사람이다.

다음은 지난 일요일에 언니네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진행 ‘마시멜로 이야기’ 두 가지로 정했다.
그중 마시멜로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한 내용을 정리해 본다.

먼저 초등학교 2학년인 혜영이가 이야기를 큰소리로 읽고 수빈이가 들은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였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느낀 점과 자기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기로 하였다.

먼저 언니인 수빈이모가 말하였다.“살면서 마시멜로를 참 많이 먹은 것 같고, 순간순간 지혜롭게 넘기지 못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마시멜로를 먹을 수도 있고 안 먹을 수도 있었는데 조금더 참았더라면 인생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충동적으로 하지 말고 많이 생각하면 보다 능률적이거나 더 좋은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젓한 향기의 말이다.

그러자 남편도 한마디 한다.

“고등학교 때 적은 용돈을 꼬박꼬박 모아 그토록 갖고싶어하던 기타를 손에 넣어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너무나 행복했다.그 기타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늘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나 역시 둘째 은비를 낳고 살이 너무 쪄서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는데 저녁에 먹고 싶은 것을 꾹 참고 노력한 결과 몸무게를 많이 줄였다. 덕분에 몸도 가벼워지고 음식에 대한 절제도 하고 있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졌다.

그때 가만히 듣고 있던 향기가 다시 한마디 한다.

“친구가 하모니카 부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여 나도 하모니카를 샀는데 잘 불어지지 않아요. 조금 참았다 내가 불 수 있는 다른 악기를 샀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응? 그건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경우네.” 언니의 말에 우리 가족 모두는 웃음꽃을 피웠다.

“자, 그럼 이 이야기를 통해 가지게 된 앞으로의 각오를얘기해 보자.”

“나도 마시멜로 이야기를 중요하게 받아들여서 돈을 아끼고 항상 내가 하고 싶은 것에만 돈을 지불하지 않고저축을 하여 꼭 필요한 데 쓰도록 하겠습니다.” 수빈이가 또렷한 목소리로 각오를 이야기한다.

“삶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위해 꾸준히 참고이겨내야겠다. 그 목표를 통해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목표는 원생이 100명 내외인 어린이집을 경영하는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 나는 더 많은 경험을 쌓을 것이고 저축도 열심히 하여 3년 후에 작은 어린이집을 오픈할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난 꼭 이겨낼 거라 믿는다.”

“나도 오토바이가 너무 타고 싶어 여기저기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살까 말까를 망설였던 적이 있었다.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렸다 결정하자고 마음먹고 있을 때 아내로부터 작은 오토바이를 선물 받았다.마시멜로를 빨리 먹지 않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만약 쉽게 결정하여 행동했었더라면 아마도 지금까지 그 오토바이 값을 넣고 있을 것이다.” 우리 부부의 각오에 형부가 경험을 더한다.

언니네 가족과의 첫 번째 모임은 이렇게 끝이 났다. 평소우리 가족들만 할 때는 시간이 40분 정도 걸렸는데 첫날이고 사람 수도 두 배 많아서인지 1시간 반이 걸렸다. 토론이 끝난 후 간단하게 소감을 들었는데 언니 역시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얻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한 달은 각자, 한 달은 함께 모임을 가지는 것이좋겠다고 말한 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은 어른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난 후 우리 가족의 ‘협상’과 ‘마시멜로 게임’은 시작되었다. 아빠의 마시멜로 이야기가 끝난 후 나는 아이에게 협상을 하자고 했다.

엄마 : 오늘 안에 니 방 청소하고 장난감 정리를 다 해 놓아라.그러면 엄마는 너한테 예쁜 마로니 인형
을 선물로줄게.

유진 : 윽! 그건 너무…힘들어. 나는 놀고 싶단 말이야.

아빠 : 우리 유진이가 지금 놀아 버리면 마시멜로를 당장에 먹어버리는 건데, 그럼 나중에 더 맛나는
마시멜로 2개를 못 먹는 게 될 텐데….어차피 뭐 결정은 니가 하는거니까….

유진 : 나는 마시멜로 먹을 꺼란 말이야! 인형이 갖고 싶다고요!
유진이는 방 청소를 아주 깨끗하게 해 놓았고 그날 갖고 싶어하는 인형을 선물로 받았다.
유진이는 너무 맛있는 마시멜로를 먹게 되었다며 좋아했고 그날 일기를 이렇게 적었다.

일기 제목 : 마시멜로 이야기 (5월 10일 )

외국 에서 제일 맛있는 건 마시멜로였다.외국 에서 "마시멜로를 안먹은 사람은 마시멜로를 2개 주고(이미) 먹어버린 사람은 안 준다." 그래서 집에 들고 갔다. 그래도 먹고 싶은 사람은 먹었다. 그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못 먹는다. 나는 오늘 안 먹어서 마시멜로 2개(인형)를 받았다. 우리 가족은 이번 달에 ‘협상’과 ‘마시멜로’란 단어를 아주 많이 썼고 유진이는 마시멜로 게임을 즐겼다.

그러다 5월의 감화이야기 ‘마시멜로의 교훈’편에서 작은아이와 감화이야기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던 조나단의 이야기에서 엄마가 항상 강조한 “살아가면서 하고 싶다고 다 하면서 살 수 없고,하기 싫다고 안 하면서 살 수 없다”는 말, 곧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엄마의 생활 방침을 조금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나도 한번 하고 싶은 거 참으며 생활해 보겠어요. 더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겠지요.”

하면서 내놓은 제안이 ‘텔레비전을 하루에 한 프로그램만 보겠다’고 목표를 세우는 것이었다. 이것이다 싶어 나는 남편과 의논하여 가족 모두에게 감화이야기를 통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자고 제의하였다.

우리 가족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가족들을 잘 챙겨주시는 시어머니, 남편, 나, 중학교 2학년인 딸,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이렇게 다섯 식구이다. 남편과 나는 직장 생활을 하고, 아이들은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하루가 학교, 학원 생활로 바쁘다 보니 사실 다섯 식구 모두가 하루 세끼 중 한 끼도 한자리에 앉아 함께하지 못한다. 겨우 주말에 한두 끼 정도 같이하는 정도이다. 이 점이 참 안타까웠던 차에 억지로라도 가족끼리 둘러앉은 채 이야기를 한 번 나누어 보자고 의논을 하게 되었다.

교육청의 가정교육 프로그램의 도움도 받을 수 있으니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을‘가정교육의 날’로 정하여 한 달 동안 자기 주변에서 있었던 일과 부모님에게 건의하고 싶은 일 등을 제의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가족 전체가 정해진 날 모여지지가 않았다. 직장에서 예기치 못한 일로 남편의 불참, 아이들의 학교 시험 날짜와 맞물려서 불참…, 결국 할머니나 작은아이만 모여 감화이야기의 과제를 해내었다.

그러다 10월이 되고 넷째 주 토요일에 가정교육의 날이 되어 우리 온 식구는 다 모였다. 가족끼리 둘러앉긴 했지만 이런 자리에 익숙치가 않아서 대화가 잘 이끌어지지가 않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교육청의 가족교육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다. 이야기의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난감해서 프로그램의 순서대로 감화이야기를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먼저 그 순서에 맞추어서 전체적인 주제를 정하여 줄거리나 느낀 점을 이야기해 보기로 하였다. 우리 식구들이 정한 주제는 ‘도달할 목표를 향하여 뜻을 세우게 하자’ ‘실패를 극복하는 지혜를 길러주자’이고, 이와 관련된 이야기 두 편을 읽고 줄거리와 느낀 점을 이야기해 보기로 하였다. 내용이 어렵고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지 작은아이는

“왜 이렇게 힘들게 해서 유학까지 가야 해?”하고 물었다.

“나 같으면 이렇게 힘들게 안 하고 다른 목표를 잡고 말겠어” 라고 말하며 깊게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사실 풍족한 시대에 어려움을 모르고 사는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들은 쉽게 공감이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목표를 세워 놓고도 힘들면 바꾸겠다는 우리 아이의 이야기에서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하고 새삼 느끼며 할머니나 남편은 번갈아 가면서 힘들었던 옛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할머니는 일찍 할아버지를 여의시고 힘들었지만 고모, 큰아버지, 아빠를 잘 키워야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참고 견딘 이야기를 해 주셨다. 특히 고모들이 밤에 공장에서 일하고 와서 낮에 잠을 자야 다시 밤에 일을 할 수 있기에, 낮에 잠을 잘 때 어린 아빠가 고모들을 위해 주변에 떠들고 노는 아이들을 지켰다는 이야기가 인상에 많이 남았다. 아이들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작은아이는 “나는 누나와 많이 싸우는데 누나, 미안해”라고 이야기했다.

아빠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할 수 없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힘들게 대학 공부를 마친 일 등 그 외에도 일상의 잔잔한 일들이 파노라마의 사진처럼 흘러가기 시작했다.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을 먹은 이야기, 밥상에 생선 한 도막이라도 있으면 눈치보고 침만 흘렸던 이야기, 겨울에 손이 터 갈라져서 피가 흘러도 손에 크림 한 번 바를 수 없었던 일,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마다 성적보다는 집안 형편을 생각했던 이야기 등 내게도 아련한 추억들이 하나둘 쏟아지기 시작했다. 식구끼리 둘러앉은 주위에는 과거의 따뜻한 추억들에 물들어 동화되기 시작했고, 아이들 역시 순간순간 웃음을 터뜨리기도,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면서 나와 남편의 옛이야기에 젖어 들었다. 그러면서 큰아이는 지금의 엄마 아빠의 생활태도(예를 들어 “전깃불 꺼라”, “새우튀김 먹을 때 꼬리까지 먹어라” 등)가 이해될 것 같다고 했고, 작은아이는 다 알아 듣지는 못해도 나도 작은 의지를 세워보겠다며 “숙제는 꼭 하고, 저녁에 준비물 꼭 챙기고 자겠어요”라고 말했다.

크게 기대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감화이야기의 주제와는 약간 달랐지만 자연스레 이런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잔소리를 해도 안 고쳐지던 것이 아이들 입에서 술술 나오니 내가 더 당황할 지경이었다. 어느새 날은 어두워지고 있었고 나는 저녁 준비를 해야 했기에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로 하였다.

우리 가족이 스스로 한 가지씩 지키기 위해 내놓은 실천 목표는 다음과 같다.

* 할머니 - 떨어진 양말 신지 않기
* 아빠 - 약주 줄이기
* 엄마 -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 딸 - 잠잘때 불 끄기
* 아들 -기상 시간 지키기

시간이 유수라더니 어느덧 2008년도 마지막에 접어들었다. 이쯤 되면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기도 하고, 괜스레 마음이 바쁠 때다. 혼자 앉아 이런저런 일을 떠올리다 보니 우리 집의 가정교육의 날이 떠올랐다.

제대로 자리 잡히지는 않았지만 가족들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이렇게 가슴 따뜻한 일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고,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해 줄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처음에 제출해야 할 숙제처럼 긴장되고, 안절부절 못했던 생각은 다 잊혀지고 꼭 한 달에 한 번씩은 이런 시간을 가져서 서로의 생각을 듣고, 고민도 해결해 보고, 불만도 이야기를 해 보는 자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활동 순서

매월 4째 주 토요휴업일을 감화이야기 가정교육의 날로 정하고 동래교육청 홈페이지 감화이야기에서 5월의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를 출력하여 전 가족에게 주고, 성빈이에게는 다시 큰소리로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게 하였다. 그리고 줄거리를 말하게 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묻고 대답하게 하였다. 이어 엄마 아빠가 이야기의 요약과 느낀 점을 말하고 현재 성빈이의 생활 태도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고칠 점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성빈이로 하여금 앞으로의 다짐을 듣고 꼭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용기와 격려를 주었다.

- 우리 가족 사랑 이야기들

☞ 엄마 : 마시멜로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이 수십 년이 지나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점검한 결과 참았던
아이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데 대하여 어렸을 때의 성격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성빈이도 실천했으면 좋겠다.

☞ 아빠 : 열매될 꽃은 첫 삼월부터 알고, 크게 될 사람은 어려서부터 남다른 데가 있어 알아볼 수 있듯
이 성빈이가 반듯한 사람, 스스로를 이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성이 중요한데
지금 이때가 성격형성의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 언니 : 찰리 기사처럼 우선 즐거움에 만족하기보다는 조나단 사장처럼 더 크고 더 긴 즐거움을 위하
여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참고 기다려야 한다.

☞ 성빈 : 마시멜로 사탕을 앞에 두고도 15분 동안을 참으면 맛있는 마시멜로 사탕이 하나 더 생기니까
참아야 하고 조금만 참으면 훨씬 건강에 좋은 공짜 식사가 나오는데 못 참고 햄버거를 사
먹으면 안 된다.

- 성빈이의 각오

초등학생으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언니와 사이좋게 지내고 공부를 열심히 하며, 당장 배고프다고 조르고 또 무엇이 갖고 싶다고 떼쓰지 않는 참을 줄 아는 성빈이가 되겠다.

- 가족의 도움과 실천

성빈이의 각오를 적어 쉽게 보이는 장소에 다음 감화이야기가 있을 때까지 한 달간 붙여 두고 매일 읽어 보게 하여 자신의 각오를 다지고 가족들은 성빈이의 가정생활에서 자신의 각오가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 그렇지 않은 경우 가족 대화로서 고치게 하였다.

- 성빈이의 변화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한 ‘감화이야기 가정교육’ 후 공부하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을 하는 모습을 보였고, 전에 문방구나 마트에 가는 날이면 다소 비싸고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필요하지 않는 학용품이나 물건을 사달라고 졸랐는데 이제는 꼭 필요한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하고 요구를 하는 태도의 변화를 볼 수 있었다.